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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부 바이블 - 괜히 ‘의지’ 탓 하지좀 말자 제발 좀!

 

괜히 ‘의지’ 탓 하지좀 말자 제발 좀!

 

자동차에 시동을 걸어주는 장치는 놀랍게도 전기로 작동된다. 근데, 가끔 이 배터리가 방전이 되어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면 자동차를 운전할 수 없다. 그러면 그 때 운전자는 당황해서 운전석에 주저앉거나, 능숙히 차 트렁크로 가서 ‘점프스타터’를 꺼내든다. 점프스타터는 자동차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때, 이처럼 시동을 걸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비상 보조 배터리라 할 수 있다. 근데 이 이야기는 왜 하냐고? 자 잘 들어보자.

 

우리는 언제나 공부가 하기 싫다. 사실 중, 고등학교 학생들은 동의하지 않을 내용이지만 게임도 사실 나이가 들어보면 그다지 재미가 없다. 나 같은 경우 중학교 때 어느 한 휴일에 게임을 14시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게임이 무지무지 하고 싶더라도 막상 한 두판 하고 나면 체력이 다 되고, 질려서 못한다. 물론, 게임을 좋아하기에 자주는 하지만 매일매일 프로게이머 연습하듯이 게임을 하라 하면 도저히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이보다 재미 없고, 지루하고, 매일매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공부는 어떻게 할까. 어제 공부하고, 오늘 공부했다고 내일까지 공부가 재미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 까? 당신은 내일 아침에 기지개를 폈을 때 “ 아 공부하자! “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비가 와서, 날이 밝아서, 엄마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셔서, 치킨이 와서, 애인과 싸워서, 더워서, 추워서, 공부하기 싫을 것이다.

 

그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점프스타터’다. 우리 몸의 점프스타트가 바로 위에서 그토록 부르짖고, 많은 기성 세대가 우리에게 바랬던 ‘의지’와 ‘정신력’이다. 놀랍게도 의지와 정신력의 용도는 딱 여기까지다.

 

내가 헬스장에 방문했을 때, 헬스장 문 앞에 써져 있던 문구가 ‘당신은 운동을 시작하는데 가장 어려운, 헬스장 문 앞에 오는 것 까지 성공하셨습니다. 이제 어려운건 다 끝났으니 가장 쉬운 운동을 해볼까요?’ 아 물론 글자 한 꼬투리까지 같지는 않다. 뉘앙스가 비슷했다. 그렇다. 무언가 시작하는 건 자기가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싫다.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취미 생활도, 침대에서 눈 뜨자마자 1초만에 의자에 착석해서 해보라 하면 아마 높은 확률로 더 누워 있고 싶다고 외칠 것이다. 의지와 정신력은 ‘점프스타터’와 같아서 이런 시작 상황에 유용하게 쓰면 된다.

 


의지력, 정신력의 총량은 너와 내가 다르다.

 

나는 중-고등학교 때 보조배터리를 처음 구매해 보았다. 당시 샤오미 보조배터리 였던 것으로 생각하는데, 용량이 10000 단위로 써져 있었던 걸로 기억하며, 용량별로 다른 제품을 판매했었다. 사실 IT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10000인지, 10인지 알 게 뭐야라는 생각이었다. 겉으로 보면 10000인지, 10인지, 100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기껏해야 뒤에 적힌 무언가나, 설명서를 읽어야 알았고, 크기 정도야 차이가 있었지만 디자인이 비슷하여 언뜻 보기에는 알기가 힘들었다.

 

이렇듯, 우리가 누군가를 언뜻 ‘정신력이 썩어빠졌어!’라고 하기에는 사람마다 의지의 총량이 너무 다르다. 어떤 사람은 체력이 부족하여 당장 10분만 앉아있어도 좀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지만, 어떤 사람은 열 몇시간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이 뛰어나다. 정신력만으로도 승부를 보는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 초인 같은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근데. 위에서 내가 말했지 않나. 폰 노이만이 있다고 내가 폰 노이만은 아니라고. 우리는 차에 점프 스타터를 박아놓고 점프스타터로 자동차를 굴리면서 ‘이것은 전기자동차야!’라고 할 수는 없다. 의지로 공부할 수는 없다. 우리가 초인같다고 생각하는 정신력의 인간도, 사실은 의지 외에 어떤 동기, 재미를 찾아 행동했음에 틀림없다는 확신을 한다. 의지와 정신력으로 공부를 한다는 말은 틀렸다!. 의지와 정신력은, 공부 시작할 때 점프 스타터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필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