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공부 바이블 - 의지는 체력 그리고 재능, 환경이다.

 

유혹과 의지에 대한 일화

우리 어머니와 내가 항상 농담처럼 하는 말은, 우리는 참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의료보험을 통해 저렴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천만 다행이었던 게, 나와 어머니는 크고 작은 질환을 앓아왔고, 둘 다 수술실은 제집처럼 드나들던 사람들이었다. 어머니 몸에는 수많은 칼자국이 있고, 병원 원장과 알고 지낼 정도로 병원에 오래 다닌 사람이었다. 그런 어머니가 병실에 있던 한 일화이다.

 

어머니는 수술 이후 금식이 풀릴 때 까지 기다렸다. 수술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전신마취 수술을 할 경우에는 의식보다 장기의 마취가 늦게 풀린다고 하여, 장기 마취가 모두 풀릴 때 까지 음식을 섭취하면 안된다고 한다. 뭐 정확한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수술 이후 금식이 몇 시간 유지되는건 사실이다. 수술 전 에도, 수술 후 에도 금식이 어느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어머니는 배고픈 상태로 하루 종일 기다리다가 마침내 밤 12시 쯤에 금식 시간이 해제되었다. 너무 배가 고픈 어머니는 편의점에 가서 김밥 한줄과 물을 사들고 올라와서 조용히 김밥을 먹으려 한 그 순간..

 

공포영화처럼 앞의 환자분이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고 했다. 그 환자분은 당뇨 환자분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많이 먹고 운동 안해서’걸리는 당뇨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에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분이라, 식단 제한이 매우 빡세다고 한다. 물론, 우리 어머니도 당뇨가 있었으나, 그런 종류의 당뇨는 아니었기에 일반 식사는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그 김밥을 먹으려고 한 순간 어머니는 김밥을 다시 싸서 가방에 넣으며 이 한마디를 하셨다.

 

“집에 있는 애들을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 환자분은 몸을 돌려 다시 잠을 청하기 시작하셨다. 그 환자분에게 음식이란 독극물과 같아서 섭취할 경우 쇼크가 와서 사망에 이를 수 있었다. 심지어 집에는 자녀분들까지 있는 환자분이라 자신의 생명이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한 분이셨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김밥 하나의 유혹을 견디기가 무척이나 힘드셨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생명 앞에서도 힘든 싸움을 계속하셨을 그 환자분에 비해, 우리의 목표는 어찌 보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먼 미래에,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위해, 하루 중단한다고 해도 사실 아무 영향이 없는 공부를 위해, 우리는 유혹을 견뎌야 한다니. 유혹은 굉장히 강력하고 달콤해서, 유혹을 단순히 ‘의지’와 ‘정신력’으로 헤쳐 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의지의 3요소?

의지는 과연 무엇이길래, 우리를 이토록 옥죄어 왔던 것인가? 간단히 말하면 내가 주창하는 의지에 관한 설은 이렇다. 의지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첫째, 체력, 둘째, 재능, 셋째, 환경. 각 비율을 생각하자면 7:2:1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의지의 구성 요소는 우리 사람의 몸이 70%가 물로 이루어져 있듯, 체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찌 보면 맞는 말이지 않은가? 당신이 공사 현장에서 짐을 나를 때, 그걸 체력으로 하는가? 아니면 다른 것으로 하는가? 정신력도 힘 력자를 쓴, 어찌 보면 ‘정신과 관련된 신체 능력의 소모’라고 할 수 있으니 체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아하, 당장 헬스장으로 뛰어간다!”이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학생이라면 점심시간에 축구, 농구 한 두판과 직장인, 대학생이라면 간단히 탁구대 하나 구비된 곳으로 가거나 심심하면 당구라도 쳐보면 된다. 시간이 된다면 퇴근하신 아버지를 꼬셔서 배드민턴 한판 치자고 해보자. 부모님이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면 부모님에게도 분명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의지는 재능이다. 저 위에서 샤오미 보조배터리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가?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용량을 보고, “너는 왜 10000이고, 너는 왜 쟤보다 적냐?”라고 물어볼 수 있겠는가? 그냥 그런 것이다. 쟤가 나보다 힘든 걸 더 잘 참을 수 있거나, 그냥 힘든 걸 잘 못느끼는 둔감한 체질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을 꼽았는데 이는 복합적이다. 당연히 더운 여름의 찜통속보다는 에어컨에서 의지가 더 쉽게 발현이 될 것이고, 추운 겨울의 운동장보다는 따뜻한 온돌방이 의지의 발현이 더 쉬울 것이다. 주변에, 힘이 나게 하는 친구가 있다면 더욱 의지 발현이 쉬울 것이고, 너를 괴롭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신경이 곤두서 집중하기 힘들 것이다. 환경적인 것은, 기본적으로 너가 알아서 조절하여 ‘공부 외에 신경을 써야 할 무언가’를 적절히,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선에서 제거해주면 된다. 게임 때문에 집중이 안된다고 해서 강제로 게임 아이디를 지우거나 하지는 않아도 된다. 그러나, 너를 괴롭히는 친구나 사람이 있다면 분명 그런 상황이 안 오도록 잘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