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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공부 바이블, 대체 에너지 1-1, 재미, 게임은 왜 재미있는가?

 


대체 에너지 1-1, 재미, 게임은 왜 재미있는가?

 

이 챕터에서 소개할 것은 내가 즐겼던 게임이자, 대한민국 또는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몇 가지 분석하며 ‘게임이 왜 재미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게임에 빠지는 이유들에 대해서 몇 가지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등을 읽으며 재미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에 대해서도 공부를 많이 해 보았다. (물론 공부만 해본 것이지 여기에 단순히 옮겨 적거나 한 것은 아니므로 도용은 아니다!. 참고로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도 좋은 책이니 한번 읽어보길 권한다) 단순히 ‘공부를 재미있게’를 넘어서 재미를 공부에 접목시키는 방법도 몇 가지 생각해보자.

 


 

- 리그 오브 레전드

 

나는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매우 초창기 유저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을 모를 때부터, 한국에 살던 나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알 고 있었다고 소개하고 다닐 만큼 오랫동안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겨 왔다. 지금은 실버 유저지만 ( 여러분이 읽는 시점에 내가 더 높은 티어이길 바란다. ) 내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 한창 푹 빠져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즈음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10대들 사이에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학교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먼저 시작했던 세 명 정도의 친구가 있었는데, 이 세 명 정도는 지금으로 치면 그냥 저냥 실버 – 골드 정도 실력이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갓 게임을 시작한 갓난 아기 즈음에 불과했기 때문에 우리는 ‘게임 잘하는 친구들’로 취급 받았고 나름 그 재미도 있었던 것이라 기억한다.

 

자, 그렇다면 서론은 집어 치우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왜 리그 오브 레전드를 인간 본능의 화신이라 일컫는지 배경을 잠시 설명을 해주겠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우리나라에 스타크래프트가 10년이 넘어가는 세월동안 전성기를 누리면서 시들해졌을 때 즈음, 혜성같이 등장하여 E-Sports계의 세대 교체를 이루어 냈다. 그래서 사람들은 “10년 주기로 게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구나!”라고 생각했지만 2020년, 현재도 리그 오브 레전드는 시들시들한 옛날 게임이 아닌 현역 게임이다. 2010년대 초입 즈음의 스타크래프트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현재의 리그 오브 레전드는 가히 스타크래프트 그 이상의 유지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여러분은 그 원천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단순히 시즌이 바뀔 때 마다 상당한 양의 변화를 주어 게임 스타일의 고착화를 막는 것인가? 미안하지만 변화를 하지 않는 게임은 없다. 오히려 매번 똑 같은 맵에, 비스무리한 게임 규칙만을 고수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변화가 적은 축에 속한다. 물론 비슷한 포지션을 구축했던 FPS 게임 오버워치에 비해서는 그 변화도가 상당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무한한 가능성과 무한한 확장성을 가진 마인크래프트와 비교하면 그 변화도가 새발의 피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매우 고착화된 틀 속에서 조금의 변화만으로 인기를 구사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인간 본성에 대한 매우 솔직하면서, 적절한 접근이다.

 


 

- 단순한 힘의 논리로 다른 사람을 누르는 것 보다, 책략과 적용을 통해 상대방을 계획적으로 이기는 재미.

 

여러분이 멍청한 컴퓨터와 게임을 할 때와 사람과 게임을 할 때, 그 재미의 차이는 분명하다. 매번 변칙적인 재미를 주는 사람에게서 더 큰 재미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자신과 비슷한 대상을 바탕으로 책략과 계략을 동원해 상대방에게 한 방 먹인다는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강력한 재미를 준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15분 항복’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게임이 15분 되었을 때, 만장 일치로 찬성을 하면 항복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만약, 당신이 너무 강력하여 책략을 적용할 시간도 없이 게임이 15분만에 ( 리그 오브 레전드는 평균 30분 정도의 게임 시간이 걸린다 ) 게임이 끝나 버린다면 허무하고 이겼다는 성취감도 덜할 것이다.

 

자, 여러분이 수능을 친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문제를 쉽게 풀어냈을 때, 자신의 공부한 무언가와 문제가 맞아 떨어져 문제를 쉽게 풀어낼 수 있었는지, 문제가 단순히 쉬웠는지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공부를 많이 해서 개념의 적용에 대해 감이 있는 학생이라면 당연히 그 개념과 개념의 접근 방향이 생소하다면 이 문제를 ‘많은 사람이 못 풀었을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의 반이 공부를 매우 잘 하는 반이고, 당신만 맞춘 문제가 있다면 당신 기분은 어떨 것인가? 단순히 독서실에 앉아 그 문제를 풀어냈을 때 보다 훨씬 성취감이 와 닿을 것이다. 이건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우월감을 느껴서가 아니다. 당신이 공부를 하며 세웠던 계략과 책략이, 적벽대전과 같이 통쾌하게 들어맞았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계략을 세우지 못했기 때문에, 단순히 문제가 쉽거나 노력을 통해서 얻은 성취감이 아닌, 계략과 계획을 적중시킴으로써 오는 성취감이다.

 

실제로 이 ‘시험 성취감’을 즐겨 모의고사를 매우 많이 푸는 친구가 있었다. 실제로, 그 친구는 조금 특이한(?) 성향이 있어 시험을 약간 부족하게 시간을 주고 치는 도중에 느낄 수 있는 압박감(?)을 굉장히 좋아하는 친구였지만, 어찌 되었든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이 모르는 문제를 자신이 풀어내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그 행위 자체를 좋아했고, 그 적중률이 좋아 결과도 좋았다.

 

물론, 이런 성취감은 아무 때나 느낄 수 없다. 비슷한 감각으로 흉내 내볼 수는 있지 않은가? 필자 같은 경우에는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한 미니 시험을 친 적이 많았다. 물론, 성취감만을 위한 시험이었기 때문에 문제 수도 6문제 가량이었고, 시간 제한도 없었다. 난이도는 조금 있는 문제였지만, 어느 정도 풀기에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처음에는 동그라미가 3~4개 나올 때가 종종 있어 성취감 대신 좌절감이 오기도 했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늘지 않는가. 다 맞거나 한 개 틀릴 때 마다 공부를 계속할 수 있고, 내가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는 어느 정도의 안정감을 줄 수 있었다. 여러분도 ‘간편한 미니 시험’ 방식을 추천하는 바이다.